오늘 미드 <하우스> 에피소드 11편 에서
우리의 간지남 하우스 박사님께서 죽은 고양이를 해부해서 ( 물론 죽은 지 한참 된 고양이를 파 내어 오는 일
쌩노가다 은 충실한 우리 조수들 -다들 치프급은 되는- 이
투덜거리며 맡는다 ) 간을 떼내서 나프탈렌 수치를 재는 장면을 보다가
문득 그간 생각한 바를 정리해 본다.
여기서 고양이도 동물이고 사람도 똑같이 동물이라고 한다.
고양이도 간이 있고 사람도 간이 있다.
하우스 박사는 고양이 간의 병을 보고 그 고양이를 키우던 환자 간의 병을 판단 한다.
간이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람 고양이 같은 동물의 공통점이다.
동물과 식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동물과 식물을 구분하는 차이에 대해
'움직임'과 '고정됨' 혹은 DNA 의 구조 등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
한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내 생각으로는
동물과 식물을 구분하는 가장 명확한 차이점은
바로
이목구비(귀 눈 입 코) 의 존재 유무 이다.
이목구비가 형체적으로 존재하면 동물,
이목구비가 없으면 식물이다.
사람부터 고양이 개 소 말 닭 비둘기 독수리 부터 물고기 지렁이 개구리에 이르기까지
동물은 반드시 눈 귀 코 입 이 모두 달려 있다.
반면
식물은 그 어떤 식물이라도 눈 귀 코 입이 없다.
한의학에서 눈 귀 코 입 이 있다는 것은
이들 동물이란 바로 오행(五行)이 뒤섞여 태어난 존재란 것을 뜻한다.
곧,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오행 중에서,
목화 가 어울려져 생겨난 것이 눈 이고,
수화 가 어울려져 생겨난 것이 입 이고,
금수 가 어울려져 생겨난 것이 귀 이고,
금목 이 어울려져 생겨난 것이 코 이다.
( 이상 <지산선생임상강의록> 중에서 . 포스팅
http://ktmd0c.egloos.com/1520530 참고 )
이들 4가지 종류의 '씨앗' 혹은 '원천적 존재'는 토(土) 라는 바탕 위에서 자라난다.
한의학에서 얼굴[面]은' 토' 라고 하는 바 이목구비가 얼굴에 존재 하는 것은 토양 위에 작물이 자라난 것과 같다.
그리고 얼굴이라는 밭에 이들 4가지 종류의 씨앗이 뿌려져서 그 본체가 몸 속에 자라나서 생겨나는게
바로 우리 몸의 주요 장기들이다. 간 심장 폐 신장 같은.
참 일반인들이 이해하긴 어려운 이야기인데 일단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목구비가 ( 외부에서 침입한 ) 씨앗이 되어 동물(인간)의 몸 속에 장기가 생겨난다' 정도로 이해 하면 되겠다.
그래서
이목구비가 갖추어진 동물의 몸 속에는
간 심장 폐 신장 등의 장기들이 반드시 존재 하게 되는 것이다. ( 서로 모양은 차이점이 있을지라도 )
개 말 소 같은 고등 포유류 뿐만 아니라 ,
지렁이 불가사리 같은 하등 생물이라도 만약 '이목구비'가 존재한다면
인간과 똑같이 간 위장 소장 대장 등의 장기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한의학에서 이목구비의 모양을 보고 그 사람의 '간이 나쁠 것이다', '신장이 나쁠 것이다' 등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귀의 모양이 나쁘면 신장이 나쁘다. 고로 신장이 상하는 병에 잘 걸릴 것이다. '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동의보감> 에서는
당시 기술로는 눈에 보이지도 않던 충(蟲-벌레)을 질병과 건강의 근원으로 바라보고 매우 중요하게 서술하고 있는 데,
이것은 어떻게 보면 '추론에 의한 귀결' 이었다고도 말 할 수 있다.
여기서 충이란 동물도 아니요 식물도 아닌 존재다.
오늘날의 과학으로 말하자면 충에 가장 가까운 것이 바로
세균, 아메바, 세포 이런 것들이다.
곧 <동의보감>의 저자들은
동물(사람)도 아니고 식물 도 아닌 '제 3의 존재'가
자연의 이치 상 필연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동물에게는 각각 서로 모양이 다른 이 목 구 비 가 달려 있으니까.
서로 모양이 다른 이목구비가 달려 있다는 것은, 각각의 개체가 각각 외부에서 침입한 이목구비의 종(種)이 틀리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제 3 의 존재' 이다.
<동의보감>의 묘사에 따르면 충은 이목구비가 '동물' 처럼 넷 모두 달린 게 아니라
보통 그 중 한 개 만 달려 있다.
입이 발달했다거나, 코만 달렸다거나 이런 식으로 묘사된다.
( 이는 이목구비란 오행의 기운을 편중되게 받았다는 뜻이다. )
그리고 '충이 오장육부로 자라난다' 혹은 '오장육부 속에 충이 있다', '사람 몸 속에 충이 있다'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충에 이목구비가 달렸다는 것은 충이 식물이 아니란 뜻이나, 그 중 한 개만 발달해 있다는 것은 이것이 '온전한' 동물도 아니란 뜻이다.
위에서 이목구비 자체가 씨앗으로서 토 위에서 자라나서 몸을 구성하는 존재라고 말한 바,
충이 바로 이목구비며, 이목구비가 바로 우리 몸에 자라는 충 이다.
곧 우리 인간의 몸에서
오행을 온전히 갖추지 못한, 편중되게 갖춘,
'원천적, 원시적 존재' - 이것을 두고 충 이라 한다. - 가 따로 존재하며 ,
이 각각의 '
충'이 자라나서 이목구비와 오장육부 등 인간의 몸을 구성했다는 것이 바로 <동의보감>의 의학관인 것이다.
사실 유교의 현실 중시 관념 하에 귀신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도교를 배격하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위와 같은 '충'에 대한 관념은 주로 도교쪽 영향을 받은 의서들에서 겨우 맥을 이어 왔으며,
유학자들에 의해 발달한 중국의 주류 의학인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 의학에서는 '충'이란 존재를 중시하지 않고 있다.
나는 이를 확실하게 밝힌 점이 <동의보감>의 또 하나의 위대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
근현대에 이르러서야 과학 기술의 발달 하에 사람에게는 세포, 세균 등이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걸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는데,
<동의보감>은 이미 4백여년 전에 비슷한 관점 하에 인체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 사실 코의 모양 눈의 모양 입의 모양 등으로 오장육부의 좋고 나쁨을 판단한 가장 최초의 문헌은 바로 <황제내경> 이다. 한의학의 시초가 된 2천년 전의 의학 서적 )
요즘 오행에 대해 자신들이 잘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구시대의 미신' 쯤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이 충을 만드는게 바로 오행이다.
금목 은 코를 만들고, 수화 는 입을 만들고 등등 ...
곧 충이란 '오행의 원리가 지상에 표현된 모습'인 것이다. .
나는
'오행 = 충 = 이목구비 = 오장육부' 로 이어지는 <동의보감>의 인체 발생 구조론과 동물론을 들어,
'오행이란 우리 몸에 이목구비 와 장기를 만들게 된 근원이며,
따라서 '오행설은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데 충분한 의의를 갖는다' 라는 걸 말하고 싶다. .
그리고 언젠가 현대 의학도 이목구비와 오행설의 가치를 깨닮을 날이 올 것이라 본다.
아마도 우리 몸의 세포의 경향성이나 카테고리적인 연구의 형태로 발전하지 않을 까 싶다.
예를 들자면 '코의 세포는 간의 세포와 DNA 분석 상 유사성이 있다' 던지 이런 쪽으로
이후의 연구는 앞으로 계속 되어야 할 과제로 남겨 두고 ,
각설하고 결론은
내가 생각하는 동물과 식물을 나누는 차이는 바로
이목구비의 존재 유무 ( 그리고 오장육부의 존재 유무 ) 라는 것이다.
하우스 박사가 고양이의 간으로 고양이를 키우던 환자의 간병을 진단 하듯이. !
그리고 고등 동물인 고양이에게도 사람과 같은 명확한 이목구비가 존재하며,
사람이 각각 다른 것 처럼 고양이 개체마다 각각 다른 모양의 이목구비가 붙어 있다는 점은
동물이라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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