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 : 더 비기닝 ( Exorcist : the Beginning ) . 2004 완상후기玩嘗後記





우연히 케이블로 보게 된 영화


이런 이름의 영화가 있다는 건 들은 것 같다만 보고 싶은 마음 같은 건 별루 없었드랬다.
공포물, 기독교 심령공포물 같은 걸 별로 아니 좋아하기도 하고.


'엑소시스트' 하면 그 공포영화사에 남을 유명한 장면,   어린 여자 애 목 돌아가는 장면 밖에 기억나지 않는데, (..) 

'비기닝(beginning)'  이래서 '요것도 비슷한 류 인가'' 했었다. 


'요번엔 뭐가 돌아갈려나..... 허리가 180도 돌아갈려나..  일종의 피벗(pivot) 기능 탑재로도 볼 수 있을까  ' 




 

내가 구체자유관절신공을 좀 익혔답니다. !






그런데

헐 이거 뭐야 ... 이 영화 내 생각과 많이 다르다.!!

 



원작 엑소시스트 가 소수 인원과 작은(어떻게 보면 밀폐된, 공포심을 극대화시키는) 세트장을 배경을 진행되는 탄탄한 정통 심령 공포물이라면, 

'비기닝'은 스케일 부터 틀리다.

'미이라'( 오오 아낙수나문 오오... (..) ) 를 연상케 하는 광활한 사막 배경의 '거대한 스케일'에,
역사물이라고 해도 될 듯한  2차 대전 직후 시기에 대한 '충실한 시대 고증' 에,

심령공포물 이라기 보다는 '역사물에 가까운 공포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점이, 본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공포물이 아니라 그만,

역사 서사물, 판타지물
이 되어버렸다. (..)

 




역시 무거운 영화엔, 요렇게 과거를 안고 사는 '중년남'이 주인공으로 제격 !



 

2차 대전 중 독일의 피점령국가에 살던 메린 신부(神父)는 나찌의 폭력으로부터 사람들-특히 아이들-을 구하지 못하여 그 자책감에 신앙을 부정하게 된다. 
그리하여 성직(聖職)을 내던지고 취미(?) 였던 고고학에 매진하며 살아가는 중 우연히 아프리카 중부의 '저주받은 성당'을 발굴하러 가게 된다.
 
그러나, 성당 발굴 이후 계속 되는 엽기적인 살인 사건과 조사원과 마을 주민 등이 미치거나 실종당하는 괴기스런 사건 등으로 인해서 원주민 부족은 성당 발굴이 악마를 풀어 놓았다고 믿게 되고,
의심이 극에 치달은 끝에 발굴단 소속 흑인 조사원의 아이에게 악마가 씌였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한다.



제가 범인으로 악마로 보이시나요?




우리의 주인공과 ( 이런 영화 주인공 옆에는 항상 반드시 존재하는 ) '지적인 젊은 여 의사'(..)는 원주민들의 잘못된 믿음에 반대하여 용기 있게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성당 발굴이 지속됨에 따라 맑은 하늘에 먼지구름이 치솟고 요상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급기야 주민들이 '정신줄을 놓게 되는' 극한의 사태로 치닫고, 원주민 부족은 그 저주받은 아이에게 악마가 씌였다고 의심하여 아이와 아이와 함께 있는  영국인 식민지 경비군들까지 다 죽일려고 일제히 봉기하게 되는데 ..
 

( 이하는 네타가 되니 줄임. 반전이 있는 영화라... )

 




짧게 핵심만 평 하자면,

역사 좋아 하고 진지한 것 좋아 하고 2 차 대전사 좋아 하는 사람 이라면 추천 작품 되겠다. !!

충실한 짜임새와 거대한 스케일,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본 작품이 흑인 부족민들의 전통적인 관습 묘사를 백인 우월주의로 잇지 않는 점은 정말 높이 평가할 만한 포인트이다.

치밀하고 탄탄한 스토리의 승리랄까.

캐러비안 해적 2나 킹콩의 뜬금 없는 '유색인종 폄하론', 식인종이나 정신나간 킹콩 숭배 주민을 그린 그런 저질 스토리와 차별되는 점이다.



본 영화에서는 원주민도 본질적으로 지혜롭고 합리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다만 본 작품은 . 역사와 문화적 충돌, 스케일에 치중 했기 때문일까 .

원작 만큼의 치밀한 공포성은 찾을 수 없다.  (..)
 


공포영화가 공포스럽지 않다면 .. (..)



역사엔 관심 없고 공포를 찾는 분이라면 재미 없다고 느낄 수도 있는 점이다. 



 

대중적인 재미를 떠나서 영화 자체로만 보자면 
본 영화는 군더더기 같은 장면이나 뜬금 없는 개연성을 비판 할 만한 장면이라고는 거의 한 컷도 없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이 드는 작품으로 <마스터 앤 커맨더> 가 떠올랐다.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 라는 비난을 들으며 흥행에 참패 한 (..) 비운의 걸작 ( 그러나 필자는 역사 & 전쟁 영화로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었다 )

<비기닝> 도 전체적으로 <마스터 앤 커맨더> 와 비슷한 느낌이다.



특히 영국군이 몰려드는 원주민을 상대로 진지 전투하는 씬의 캘리버 50 쏘는 장면은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고증미를 최대한 살린 19 세기 초반 함상 전투 장면과 정확하게 오버랩된다.

 



'고증'이라면 이정도는 해야지 ( <마스터 앤 커맨더> )






선배님들, 20세기엔 이렇게들 싸우지 말입니다. ( <비기닝> )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관객들은



소녀 목 돌아가는건 원해도 그런 건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





여름 공포영화를 찾는 관객들이 원하는 건 바로 요런 것 !! 



 




개인적으로는

영화적 완성도, 마음에 드는 스토리, 충실한 고증 등
별 5개 중 3개반은 충분히 줄 만한 작품인것 같다.  

공포물로써는 스토리 전개가 좀 허약(..) 한 것은 사실이나 
서사물, 역사물로서는 잘 짜여진 전개, 충실한 고증, 영상미, 특수 효과 등 
헐리우드 영화 다운 돈 들인 흔적, 노력한 흔적이 여러 모로 돋보인다.


단 공포물 찾는 분이라면 '비추'.




영화가 이런 식으로 흘러 갈 수 밖에 없었던 점도 (..) 이해는 간다.
왜냐하면 '비기닝' 이라는 제목에서 처럼, 엑소시스트의 '배경 설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

그런데 너무 과도하게 '거창' 했던 게 아닐까 ....



공포영화라면 공포영화 답게, 서사적인 것이나 스팩타클한 장면, 특수 촬영 같은 것에 치중하기 보단, 
규모가 작아도 '공포성'에 집중했더라면 시리즈물의 명성에 걸맞는 더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애초부터 레니 할린 감독한테
화끈한 액션 모험물이 아닌 치밀한 심령 공포물을 기대 한 게 잘못이었을까,



이분은 솔직히 이런 영화를 만드셔야 ^^;;
그런데 어째 다들 나는 재미있게 본 영화들이네.
엉성한 스토리 라인도 공통점 (..)



 


맥(脈)의 체질론과 한의학의 과학적 연구에 대한 단상 공부일기工夫日記

 
1. 

현맥(弦脈) 이란 양기(陽氣) 가 가득 찬 맥 : 소양인의 대표적인 맥. 기타줄 처럼 팽팽하다.
긴맥(緊脈) 이란 음기(陰氣) 가 가득 찬 맥 : 상한 태양병(傷寒 太陽病)의 맥. 크고 넓다


2.

1) 대황(大黃) 을 쓰는 맥상 : 우관맥(右關脈)이 실(實).
우관맥(오른손 중간맥)이 하다는 것은 위장관(胃腸管)에 음식물과 대변과 혈액이 충분히 들어찼다 ( 음적(陰的) 요소가 충분히 들어있다) 는 뜻 ,
곧 많이 먹고 많이 싸는(..) 태음인.
실 하다는 것은 곧 긴맥(緊脈) 과 유사하다. 넓고 굵다.

대황은 절대로 우관맥이 허약한 사람에게 써서는 안된다.
우관맥에 조금이라도 힘이 있는-위장관 속에 들어 있는 게 있는- 사람에게 쓴다.

2) 부자(附子) 를 쓰는 맥상 : 우척맥(右尺脈)이 허(虛)
우척맥(오른손 아랫맥)이 하다는 것은 신양(腎陽)이 허약하다는 뜻. 신(腎)에 양적(陽的)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뜻. 곧 소음인
부자는 절대로 우척맥이 허 한 사람에게, 가늘고 끊어질듯한 사람에게 써야 한다.
맥이 가늘고 끊어질 듯 하다고 했으니 위장에 든 게 적은 사람, 적게 먹고 적게 싸는 (..) 소음인이다.
부자를 우척맥에 힘이 있거나 삭(數)한 사람에게 쓰면 사이드가 난다.


- 이상 박찬국 교수님의 방제학 강의록 중에서



3. 결론


1)

감기 환자가 발열이 나더라도
그 맥(脈)이 긴(緊) 하면 (크고 넓다면) 해열제를 쓰면 안된다. 
음기(陰氣), 곧 차가운 병(病)이 들어온 것이니, 
민간요법에서 보면 흰 파의 뿌리, 생강 등을 쓰는 게 있는데 이처럼 도리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을 써야 한다.  
감기 환자가 발열이 날 때 그 맥(脈)이 현(弦) 하다면 (기타줄 같이 팽팽하다면) 해열제를 써도 된다.

현대의학은 열이 나면 증상을 따라 거의 무조건 해열제를 투여하는 데 
한의학의 치료법은 이렇게 틀리다.


2)

사상 체질 구별엔 얼굴빛, 머리카락, 피부, 눈빛, 목소리, 몸의 모양 등 모든 것을 다 쓸 수 있으나,
이처럼 맥상(脈象)으로서 잡을 수도 있다. 

현맥(弦脈, 기타줄 같은 팽팽한 맥) 이 주로 나타나면 양기(陽氣)가 많다는 뜻으로 소양인이다.
우관맥(右關脈)이 실(實, 넓고 굵은 맥) 하고, 좌관맥(左關脈)도 실(實) 하다면 , 몸에 음기(陰氣)가 충만하면서 동시에 간(肝)에 혈(血)도 충만하다는 뜻이니 태음인이다.
우척맥(右尺脈)이 가늘고 허약 하면 양기(陽氣)가 부족하므로 소음인이다.



3)

사상의학은 기존 한의학 일부 처방에 대황과 부자를 동시에 투여하는 처방이 있는 것을 비판 했다. 


임상적으로 볼 때
허약한 맥 (부자를 쓰는 맥증)과 튼튼한 맥 (대황을 쓰는 맥증) 같은 '그 모양이 서로 상반되는 맥증'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 우척맥 과 우관맥은 약 0.5cm 떨어져 있을 뿐이다. 둘이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


따라서 사상의학의 주장이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맥을 무시하고 증상만 보고 대황 부자를 혼용하면 당장 그 때는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으나
( 둘 다 아주 강력한 항 염증 약이다. 대황은 대변을 바로 좍좍 내리고, 부자는 은근히 끓어오르는 염증을 그자리에서 말려서 없애준다 ), 
소음인이라면 안 그래도 원래 체질상 양기(陽氣)가 부족한데
차가운 대황이 양기를 더욱 꺼트려 버려서 결과적으로 원기(元氣)를 크게 상하게 된다. 

이제마 선생님의 사상의학은 바로 이 점을 들어
변비에 염증이 같히 있다는  '증상'만 보고 대황 부자를 혼용하던 기존의 <동의보감> 일부 처방들을 비판 했던 것이다.

( 따라서 4백년 간 한의학계가 비판도 검증도 없이 동의보감만 쳐다보고 있다는 비판은 쵸큼 말이 안된다. )


4.


똑같은 변비 환자도 이처럼 체질-맥-에 따라 치료가 틀리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밑 손목에 튀어나온 뼈 (사진의 붉은 원 안 부위) 
그 위에 뛰는 맥을 왼손 중지로 가볍게 짚어서


끊어질 듯 가늘고 허약하면 절대로 대황을 쓰면 안되는 것이고
뭔가 넓고 크고 힘 있으면 이때는 반드시 대황을 써야 하는 것이다.


( 아 이거 우리집 영업 기밀인데..... 근데 사실 <동의보감> 보면 다 있는 내용 )

누구든 자기 손으로 바로 짚어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오른쪽 손의 맥은 곧 위장관(胃腸管, 유식하게 영어로 표현하자면 gastrointestinal tract ) 의 상태를 나타내 주는 것이다.
( 왼손은 심혈관계 )

오른쪽 손의 맥이 끊어질 듯 가늘고 허약한 사람은 변비 환자라도 위장에 나쁜 혈액이 없고 씻어낼 게 없는 사람이다. 위장관을 강력하게 청소하는 대황을 절대로 써서는  안된다.
오른쪽 손의 맥이 넓고 크고 힘 있는 사람은 위장에 든 게 많은 사람이므로 위장에 나쁜 혈액을 씻어내 주기 위해 대황을 꼭 써야 한다.




5.


간단하게 요약 해 보면.


증상적으로 볼 때
대황은 변비에 쓰고, 부자는 몸에 습(濕)이 가득 차서 무겁고 붓고 염증이 있을 때 쓰나,

전통 한의학은 결코 '증상'만 보고 약을 쓰지 않았다.

맥상으로 볼 때
맥이 허약한 사람에겐 차가운 대황이 맞지 않고,
맥이 튼튼한 사람에겐 뜨거운 부자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두 사람의 환자의 증상이 똑같이 '변비와 염증' 이라 할지라도, 
맥이 허약한 사람/튼튼한 사람을 다르게 치료했던 것이다.

변비+염증 처방 ( 부자 2돈 대황 2돈 이 들어가는 ) 을 쓸 때 
환자의 맥을 보고

"이 사람의 맥은 중간 정도로 실(實) 하니, 부자를 반 돈 적게 넣고 대황을 한 돈 더 넣어라"
"이 사람의 맥은 약간 허약 하니 부자를 한 돈 더 넣고 대황은 한 돈을 줄여라 "

이렇게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기준으로 세심하게 조절 했던게 바로 ( 요즘 '비과학'이자 '검증안된학문'이자 '미신'이자 '무당'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의학'이라는 욕을 많이 얻어 먹어 가만 있어도 배가 부른... )
우리 조상들이 남긴 문제아 '한의학' 이다.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검증/연구 한다고
사람사람의 생김새와 체질을 무시하고 100명 ( 그 중에 태음인이 몇 명, 소음인이 몇 명 , 소양인이 몇 명인지도 모르고 ) 을 모아 놓고 , -맥도 한 번 안 짚어보고- 변비라고 해서 대황을 투여해 봐야
그 때 그 때 모인 사람들의 체질에 따라 통계학적으로 다른 결과만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한의학책에, 동의보감에, '대황을 변비에 쓰면 효과가 있다' 라고 씌여 있는 것은,
한의학적 패러다임에 맞을 때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이지 그냥 아무한테나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의학을 '과학화' 시킬려면 한약재를 그냥 똑같히 투여해서 측정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한의학적 병증 체계의 기초 이론이 충실하게 뒷받힘 되는 상황에서 연구를 해야 바람직할 것이다.



만약 한의학적 맥진 체계를 무시하고 그냥 '한방책에 나오는 약재' 라는 이유로 현대의학적 패러다임으로 대황, 부자를 연구한다면,
그건 '생약연구'지 어떻게 '한의학연구' 라고 하겠는가.





항생제 와 청열약 공부일기工夫日記

 

 

항생제 와 청열약(淸熱藥)

 

 

 

본초의 청열약을 공부하다 보면 항상 "이 청열약이란 약들이 양방의 항생제와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하는 의문점이 들었다. 차갑고 쓴 맛을 가진 지모, 서각, 생지황, 황금, 황련, 황백, 목단피, 적작약 등의 청열약은 폐렴, 만성화된 감기, 피부병, 아토피, 패혈증, 콜레라 등 급만성 질환, 중증 질환에 쓰는 바, 이는 양방에서 항생제를 쓰는 영역과 거의 일치한다.

 

청열약과 항생제, 맛과 성질도 비슷하고 효과도 비슷한 둘을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 보았다.

 

 

 

( 補陰補腎之劑의 대표격인 육미지황탕에 들어간 목단피, 택사는 항염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게 은사 박찬국 교수님의 지론이다. 염증이 없어져서 몸이 제대로 된 正氣를 키운다. )

 

 

한방에서는 모든 병의 90%는 감염성(혹은 염증성) 질환이라고 본다. 한방에서 질병의 90%를 감염성 질환이라고 하는 이유는 열 가지 종류의 병이 있을 때 병원체가 열 가지로 다르다는 의미가 아니라, 같은 병균이 들어오더라도 그 병균이 몸을 침입한 단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양-한방 간의 병리관적 차이점은 매우 중요하니, 필자가 생각하기로 항생제와 청열약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방의 인체관에서는 인간에게는 氣分과 血分이 있다고 한다. 氣分은 바깥을 도는 기능을 총칭하고 血分은 안을 도는 기능을 총칭한다. 감염성 질환이 몸을 침입하게 되었을 때 이것을 '外邪에 감염되었다. [外感]' 고 한다. ( 外感은 한의학의 시작과 거의 동시에 전해져 내려오는 아주 오래된 용어이다. )

 

외감이 처음 시작되는 부위가 바로 氣分 이다. 기분에 외사가 들어와 초기 감염이 시작된 증상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초기 감기 증상이다. 으슬으슬 춥고 맑은 콧물이 나오고 떨리고 하는.

 

초기 감기만 가지고서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 하지도 않으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고질병도 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며칠 간 앓고 난 뒤 스스로의 힘으로 외감을 기분의 바깥으로 몰아 낼 수 있으며, 오히려 이 과정에서 몸 속에 쌓여 왔던 쓰레기들을 정리해서 몸이 더 가벼워지기도 한다.

 

기억을 돌이켜 보면 가벼운 감기 이후에 몸무게가 약간 빠지면서 몸이 오히려 더 가벼워진 경험을 한 두번 정도는 해 보셨을 것이다. 나도 두어 번 감기 이후에 몸무게가 4kg 정도 감량되었던 기억이 있다. ( 비만이다 흑흑 )

 

문제는 병이 기분의 단계에서 더 악화되었을 때 발생한다. 氣分에서 外感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심해져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혈분으로 침입했다' 고 말한다. 일전에 포스팅한 정기신혈 편에서 血에 대해 '인간 생명 활동의 신비로운 총체이자 인체구성의 마지막 단계가 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 바 있다.

 

간단하게 말해서 감염성 질환이 사람의 기분을 상한 정도 로는 생명이 위험하지 않으나 그것이 혈분을 상하게 되면 인체의 근본적인 기능이 심각한 수준으로 실조하게 되고 그 결과 죽음에 이를 수도 있게 된다는 뜻이다. 콜레라 말라리아 페스트 등 급성 전염성 질환이 전부 혈분을 상하게 한 결과 사람이 죽게 된다.

 

매독 등 만성 악성 질환들 역시 혈분이 상했기에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고 또한 잘 낫지 않는 것이다. 곧 처음에 예로 든 폐렴, 만성화된 감기, 피부병, 아토피, 패혈증, 콜레라 등 중병은 전부 혈분병이라 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혈은 '차가워서도 안되지만 너무 뜨거워서는 안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염증으로 인해 혈이 파괴된다는 것은 혈이 너무 뜨거워져서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폐렴 매독 아토피 등의 병증은 모두 혈중에 염증이 가득하고 혈이 너무 뜨거운 증상을 동반한다. 혈분에 열이 깃든 증상으로 대표적인 게 불면과 야간발열, 야간에 땀이 나는 것[浸汗]이 있다.

 

이때 혈이 제 기능을 하게 만들기 위한 급선무가 바로 당장 혈을 식혀 주는 것이다. 혈을 식혀 준다면 혈이 제 기능을 찾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혈을 식혀 주면 혈이 혈분으로 기어 들어온 염증과 싸워서 그 염증을 다시 기분으로 쫓아 내게 도울 수 있다. 이때 혈을 식혀 주는 약이 바로 차고[寒] 쓴[苦] 청열약이다.

 

청열약은 쓰고 차디찬 성질이 강한데 항생제 역시 그러하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는 몸 속에 떨어지지 않는 염증이 있을 때 쓰는 바, 이는 청열제의 기능과 유사하다. 곧 항생제는 천연의 청열제를 정제하고 공업화해서 만든 약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각각의 약들이 ( 청열약이라면 황금 황련이 다르고 , 항생제라면 Monobactam 와 Penicillin 이 다르듯 ) 다소간의 특징과 효능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혈분의 열을 친다는 점에서는 같은 것이다. 또한 항생제와 청열약은 매우 차갑기 때문에 오래 쓰면 공통적으로 혈을 상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청열약은 염증 증상이 있을 때 급하게 단기간으로는 쓸 수는 있으나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자칫 혈을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청열약이 치료 효과가 있는 이유가 바로 차가워서이니, 몸에 맞지 않는 사람-혈분에 이미 염증이 없거나, 혈분이 차가운 사람-에게 쓸 경우 그 지나친 차가운 편중이 문제가 될 것은 당연지사이다.

 

따라서 일단 급한 증상으로 청열약을 쓰더라도 혈분 염증 증상이 사라지면 바로 투약을 중단해야 하며 , 혈분 염증 증상을 없애고 나서는 2단계 치료로 들어가야 한다. 2단계 치료란 무엇인가. 염증이 혈분으로 기어 들어가게 만든 이유를 제거하고 체질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병이 혈분으로 들어간 가장 큰 이유는 기분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기분에서 혈분으로 염증이 기어 들어가니까. 따라서 혈분염증을 다 제거하고 난 뒤엔 기분에 든(남은) 염증도 제거해주면서 허약해진 기혈분을 모두 보충해 주는 치료가 들어가야 염증이 다시 깊이 침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의 모든 염증 질환 치료는 이와 같은 공식을 기본적으로 따르고 있다. 곧 기분-혈분으로 이어지는 병의 발전 단계 이론을 바탕으로 치료에도 병의 단계를 살펴서 단계적으로 적합한 약물 투여를 하는 것이다. 혈분병에는 청열약을 쓰며, 기분병에는 마황 계지 자소엽 형개 박하 국화 시호 등의 해표약을 주로 써야 한다.

 

곧, 양방의 항생제도 - 비록 몸에 해롭다고 널리 알려져 있기는 하나 - 염증이 당장 급하다던지 해서 필요한 경우엔 단기적으로는 복용 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쓰지 않으면 혈분에 깃든 당장 끓는 열을 없앨 수 없고, 그 열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인간의 혈분이 염증을 빨리 제거 할 수가 없다.

 

그러나 항생제를 써도 염증이 만성적이 되어 항생제를 오래 처방 받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엔 한의학의 눈으로 볼 땐 항생제만 써서는 만성 염증을 치료할 수 없다. 청열약은 염증을 직접적으로 쳐 없애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염증을 몸이 처리하는데 잠시 도움을 주는 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가 항생제를 먹고 급한 불을 꺼서 약을 먹을 때는 증상이 좀 감소한다 하더라도, 약만 끊으면 바로 재발한다는 것은 환자의 몸 상태가 혈분으로 염증이 계속 침입하는 상태 , 그런 불균형적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뜻인 것이다. 이 때는 마땅히 염증이 계속 혈분으로 기어들도록 만드는 몸의 불균형을 치료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치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어서 기분에서 혈분으로 염증을 보낼 수 없도록 기분의 염증을 제거하고 체질을 튼튼히 하는 치료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여성은 만성 중이염, 인후염으로 2년 째 항생제를 처방 받는 경우가 있다. 이 여성의 경우 지금의 만성 중이염이 발생한 뒤로부터는 가벼운 감기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몸이 좋아서 감기를 안하는 게 아니라 ( 이 여성은 지금 만성적인 인후통과 동시에 심한 만성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심한 짜증도 동시에. ) 이미 기분에 감기 기운(염증)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가벼운 감기를 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여성에게는 청열약을 투여 당장 급한 혈분 염증을 치료하고 , 이후 기분에 들어 있던 만성적인 감기 기운을 빼고 나서야 감기를 다시 하게 될 것이다. 만성적인 중이염도 그리 해야만 근본적으로 약을 끊어도 쉽게 재발하지 않을 수준으로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1. 병이란 90%가 감염성 질환이다.

 

2. 감염성 질환은 기분에서 혈분으로 발전한다. 혈분으로 발전하면 각종 만성 질환이 된다.

 

3. 청열약은 혈분에 사열을 식힘으로써 혈이 사기를 바깥으로 몰아낼 수 있게 도와 주는 효능이 있다.

항생제는 청열약과 거의 비슷하다.

 

4. 항생제와 청열약은 근본적으로 오래 쓰면 인체의 혈을 상한다.

 

5. 청열약은 병을 단계적으로 바깥으로 몰아낸다는 치료 원칙이 있으나, 항생제는 주로 증상에 맞추어 쓰이고 있다.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세사풍파世事風波

경축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http://media.daum.net/culture/health/view.html?cateid=1013&newsid=20090731065557423&p=yonhap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이 등재된 것은 유네스코가 동의보감의 역사적 진정성, 세계사적 중요성, 독창성, 기록정보의 중요성, 관련 인물의 업적 및 문화적 영향력 등을 인정했기 때문" (기사중)





일전에 포스팅 한 동의보감의 형성 과정에 대한 오해 (http://ktmd0c.egloos.com/1454636)  에서 말한 것 처럼

동의보감은 허준 개인의 노력 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범 국가적 사업이 충분히 뒷받침 되는 상황에서 임진왜란이라는 특수상황을 맞아 허준이 개인집필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이런 독창적인 작품으로 완결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 관찬서적이라는게 예나 지금이나 )



어쨋든 임란 전 조선의 국가적 문화 사업 역량은 그 규모와 완성도 면에서 중국을 비롯 세계에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동의보감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위대한 서적들도 역사적으로 재평가 받기를 바라며.




감사합니다. 조선시대 조상님들.


해리 포터 7 : 죽음의 성물 완상후기玩嘗後記






( 책 표지 올렸다고 잡아가진 않겠지... )


필자는 원래 판타지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하나.

'비현실적' 이란 것이다. 
 
그래서 그 유명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물을 단 한 편도 본 적이 없다. 책이든 영화든.



그런데 우연히 읽게 된 "해리 포터 4권 : 불의 잔" 때문에 해리 포터 시리즈 하나만은 약간 팬이 되었다.

불의 잔 자체가 원래 매우 흥미진진하고 평균 90점 이상을 줄 만한 완벽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덕분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주인공 해리가 현대 영국이라는 소위 '머글' 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 못할 포인트리라.

현실감을 주기 때문이다.


탐정물도 탐정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는 작품은 싫어하는데, 역시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게 우리 에거사 크리스티 할머니 작품들 ...

탐정물 중 제일 좋아하는 건 역시 셜록 홈즈. 그 중에서도 BBC 에서 80년대 중반에 만든 드라마물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잘난" 홈즈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사실상의 주인공"이자 "보통 사람"인 왓슨 때문이다.



이 드라마가 꽤 재미있는 게, 전 시리즈를 통틀어 왓슨이 주로 하는 대사는 다음과 같다.


"배고파"
"밥먹자"
"밥먹고 하자"



잘난 홈즈는 문자 그대로 '침식'을 잊고 ( 이 인간은 항상 밥먹는 것 보다 사건 해결이 더 재미 있어서 수시로 끼니를 거른다 .. 역사상 비슷한 인간으로는 공부하다 고기맛을 몰랐다는 공자를 들 수 있다. )

어려운 사건을 척척 해결 할 때,

우리의 왓슨은 한 끼를 굶으면 입이 1m 는 튀어나오는  "인간다움"을 보이고 있다.



각설하고

5부 불사조 기사단
6부 혼혈왕자

까지 탄탄하게 흘러가는 전개와 갈수록 성인 취향으로 흘러가는 스토리가 참 마음에 들었었다. 

특히 6부와 7부에서는 정권이랄까 정부 같은 권위를 비판하는 활동이나 사상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판타지물에서  이런 것 까지 그릴 수도 있구나' 했었다. 

'덤블도어의 군대' 라니.. 

일종의 '자유해방전선' '공산주의인민전선' 인가... OTL



비록 1부가 아동용처럼 나온 덕에

7부 최종판까지 표지를 저렇게 마치 아동용 인 것 처럼 하고 있지만 

만화로 나왔다면 '19금' 딱지 붙여도 될 내용 아닌가.

밥먹듯이 일어나는 살인 파괴 인격말살.... 후



그래도 5부 6부 까지는 꽤 재미있게 흘러간 스토리였지만

오늘 읽은 7부는 솔직히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억지로 스토리를 마무리 지을려고 한 탓일까.

장황한 서술, 뭔가 허전하고 맥빠지는 전개, 그리고 그렇게 거창한 것 처럼 행동하다

마무리를 지어야 하니 그제서야 맥없이 나자빠지는 절대악.



7부를 읽으면서 든 감상은 , 딱 일본 만화 MONSTER 가 생각났다는 점이다.





절대악에 맞서 싸우는 -_-;; 몬스터의 의사 처럼 ,

볼드모트에 맞서 싸우는 세 주인공 

( 절대악을 다룬 소설이 어떻게 어린이용이 되나 )



하여튼 이넘의 절대악이 존재하긴 하는데 이게 사실 특별한 이유가 없다.

"나 삐뚤어질테야" 하고 그냥 스스로 한없이 삐뚤어진다. 



차라리 만화 몬스터의 절대악이 어릴 적 몬스터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몬스터가 되어 가면서 나타나는 선악 갈등을 

탄탄하고 박진감 있게 그렸고 그래서 더 깊이 있다고 할까.


 
해리 포터의 볼드모트는 그냥 

 "내가 어릴 때 좀 불우했어염. 그런데 내가 취미로 영생불멸을 꿈꿔염. 세계정복도 꿈꿔염. 다른 이유는 없어염"
 
결과적으론 요 수준밖에 안된다. 쩝.



읽고나니 뭔가 심히 아쉽다.

차라리 시간을 두고 좀 제대로 쓰지, 억지로 스토리를 완결 지은 느낌이 너무 강하다.

4부가 가장 정점이었고  5부 6부 까지는 그런대로 80점 이상을 주겠는데,

7부는 내용만 많고, 서술은 장황하고, 절대악은 식상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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