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방명록 : 인간의 정의 ( 2009년 12월 25일 ) 방명록芳名錄


학생 : 한의학에서는 인간을 모르고는 약을 쓸 수 없지 않습니까? 인간이란 것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습니까?

선생 : 만물 중에 가장 영귀(靈貴) 한 존재가 인간이다.

학생 : 영귀 하다는 말이 무슨 뜻 입니까?

선생 : 인간이 영귀(靈貴)하다는 이야기는 피상적인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첫째, 식물은 서 있기만 하고 걸어가지 못하는데 사람은 존립(存立-서 있는 것)해 있고 걸어다닌다. 식물은 먹지 못하는 반면에 동물은 먹기는 하는데 네 발로 걷고, 사람은 스스로 먹기도 하고 네발로는 기지 않는다.
이것은 다르게 말하면 사람은 동물도 아니고 식물도 아니며 식물인 동시에 동물 이기에 영귀하다. 이것이 승리(乘離: 모순된 두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두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것 - 편집자주 ) 이다.

둘째, 만물은 다 먹이사슬이 정해져 있다. 쌀에 쌀벌레가 있듯이 소나무에 송충이가 있듯이 학이 논고동을 먹듯이 다 먹이사슬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사람만은 오곡(五穀 )오채(五菜) 오과(五果) 오축(五畜) 등 (만물을) 다 먹게 만들어 놨다. 그래서 영귀하다.

셋째, 천지가 개벽되어서 자연이 만들어졌고 또 자연이 인간을 잉태시키고 인간을 낳고, 인간이 풍속(風俗)을 낳았고 가장 자연을 본따서 만든 것 이기에 영귀하다.

넷째로 인간은 신(神)과 같은 창조능력 이 있다.
신에게만 창조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에게도 있다.

(중략)

학생 : 만물의 장(長) 이란 만물을 다스린다는 뜻입니까?

선생 : 그런 뜻이 아니다. 만물의 장 이라는 것은 만물은 각자마다 (고유의) 생존본능(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서 쥐는 야행성 돌물이다. 낮에는 쉬고 밤에는 활동한다. 그러나 인간은 밤에도 활동하고 낮에도 활동한다.
( 쥐 말 개 소 닭 양 등 12지신을 이루는 모든 동물의 특징을 두루 가지고 있다 -편집자주 )
그러기에 인간이 만물의 장 이라는 것은 ( 인간은 만물이 가진) 모순(矛盾: 특징)들 의 집체(集體) 라는 말이다.


 - <지산선생임상강의록 제5권 > 권두(券頭) 중 에서 -




전우치 완상후기玩嘗後記





영화 재미있게 잘 보고 왔다.

기대를 잔뜩 했던, 그러나 실제론 맥 빠진 액션물 이었던 <셜록홈즈> 보단 훨씬 재미있었다.


좀 어이 없는 초반 '혹평'으로 부당 평가 받는 영화,
그러나 별 다른 경쟁작이 없는 데다가 부담 없는 전연령 관람층이어서
( 실제 내용도 폭력 0% 선정성 0% 욕설 0% 이런 영화 드물다. )
작년 여름 <국가대표> 정도의 뒷심 흥행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히 그럴 만한 완성도는 갖춘 영화 이다. 

영화평 이나 스토리야 글 잘 쓰는 고수 리뷰어들 께서 잘 해주실테니 넘어가고,

영화를 보며 웃고 즐기는 내내 마음속에 들었던 생각,
도사는 얼마나 외로울까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만약 정말 도사가 있다면 그는 얼마나 외로울까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일반인들에게 기껏 도술 보여 봐야 이상한 놈 취급 당할 뿐.
영화 속 산꼭데기 사는 도사 처럼 혼자 살던가 ,
아니면 젊은 전우치 처럼 여기저기 사고 치고 다니던가. 
그게 아마 도사 로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일 것이다.


평범한 게 옳은 것일까. 남들 하는 대로 하는 게 다 좋을 것인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아는 세계에 눈높이를 맞춰서 사는 게 옳은 것인가.


그런 생각을 갖고
그런 생각을 깨는 세계를 다룬 영화를 보았다. 


비록 100% 정통오락영화에 불과하지만, 
단순한 영화적/오락적 재미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얼핏 느낀 듯 하다.

영화관을 나오는 발걸음이 최근 본 영화들 중에서 가장 시원하고 통쾌하다.
어떤 분들은 블록 버스터 영화 이면서 히어로 영화의 케릭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내리지만,
그것도 나름 한국적 영웅 인 도사 전우치의 개성이 아니겠는가.

그의 활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편 3편 충분히 기대 해 볼 만 하다. 



p.s. 영화 내에서 말하는 우도방(右道方) 이란 부적을 쓰는 도술 계통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외할아버지께서 남기신 옛날 서적( 진짜 한지로 만든 옛날 서적에 필사본 )들 중에 부적이랑 십이지랑 주문 비슷한 게 적혀 있는 책도 한 권 있었던 것 같은데,
고향에 가면 심심풀이 삼아 다시 한번 찾아봐야 겠다.




십이경맥과 카멜레온 공부일기工夫日記


형상의학에서 말하길 십이경맥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축이며 십이경맥의 힘으로 사람이 카멜레온처럼 변화한다고 하였으며,
또한 여자는 십이경맥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십이경맥이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하였다.
( 남자는 기경팔맥 혹은 오장육부 중심으로 활동한다 )

 


옛날 학교 다닐 때, 외대에 다니던 중국인 유학생들을 떠올려 보면 , 남자는 유학기간 내내 특유의 스포츠형 헤어스타일에 자기들 나라에서 가져온 의복 스타일로 변화가 없는데, 여자는 6개월만 지나면 머리 스타일 화장법부터 복장까지 한국 여자와 구분이 불가능하게 바뀌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오늘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오는데 대학생 쯤 되는 중국인 여자 둘이 중국어를 하면서 지하철을 타는데, 아무리 봐도 중국인으로 보이지는  않는 것이었다. -_-; 한국 여대생이지 ....



이에 형상에서 말하는 십이경맥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축이 되며 , 또한 여자는 십이경맥 위주로 만들어 졌다는 설명이 옳다는 걸 알 수 있다.
여자는 십이경맥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카멜레온 처럼 환경 변화에 맞춰 빠르게 변화한다.
남자는 기경팔맥(오장육부)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어딜 가도 무뚝뚝하게 변화가 없다.



 

한의학의 근본은 남/녀의 차이를 아는 것, 남녀의 차이를 명백하게 밝히는 것에서 출발하였으며 이 점이 한의학의 가장 큰 특징이 된다. 

일전에 이야기한 기 라는 것도 그 본질적인 출발점은 인체 구성 요소의  암/수가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 근거 한다.
곧 암컷은 혈 이고 저장하고 안으로 작용하며, 수컷은 기 이고 소모하고 외부로 작용한다.
혈이 있다면 당연히 기가 있는 것이며, 혈과 기가 심각하게 불균형을 이룰 때를 일러 병 이라고 한다.

 


 


인체의 3단계 구조론 공부일기工夫日記



1 단계 )

인간이 부모로부터 精氣를 받아 처음으로 생명이 형성될 때,

精 氣 神 血 이 모여서 공장. 복잡한 기계처럼 돌아가면서 생명의 가장 기본적 구조를 이루니
이것이 생명의 출발이 된다.  

그것이 바깥으로 표현되는 모습이 바로 인간의 耳 目 口 鼻 이다.

( 그래서 이목구비 의 모양으로 정기신혈 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엿볼 수 있다.
코가 삼각형이면 精이 너무 응집된 체질인 것이며 精 을 풀어주는 약을 써야 하며,
코가 일자형이면 精이 너무 아래로 빠져서 흩어져 버리는 체질이다. 補精 하는 약을 써야 한다. ) 

핵심어는 精 과 氣, 그리고 濕 이다.

이때 습 이란 우주 만물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 요소 라는 의미로서의 습 이다. 
습이 있어야 형체를 이루고 습이 있어야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燥濕論 이자 上下論 이자 天地論 이다.
濕은 곧 精 의 변화된 모습이다.

우주의 가장 기본이 되는 세계 ,  한 생명이 처음 출발하는 세계, 無形無象 ( 형체도 없고, 상징도 없는 ) 의 세계 이다.



2 단계 )

이 목 구 비 로부터 싹이 터서 식물을 이루듯

이 목 구 비 를 씨앗으로 해서 오장육부가 줄기와 이파리처럼 자라나 몸 속을 이루는 단계이다.
그래서 간엽, 폐엽 이라고 했다. 오장육부는 이파리 모양으로 생겼다.

식물이 태양의 빛을 받아 나고 자라고 늙고 죽듯이
태양의 빛을 따라 움직이는 세계이며, 따라서 水火 곧 陰陽의 세계이다.

또한 동시에
오장육부, 곧 오행의 법칙으로 돌아가는 세계 이며 ,
따라서 金火 곧 하도 낙서 의 세계이다.

有象無形, 상은 있으나 형(겉으로 보이는 모양) 은 없는 세계이다. 그래서 臟象論 이라 하였다.



3 단계 )


오장육부로부터 氣와 血 이 형태를 이루어

실제로 인간의 '외형'(실루엣) '껍데기' 를 이루는 단계이다. 
 
소위 魚 鳥 走 甲 이란, 인체 발생 단계 중 3 단계에 이르러,
바야흐로 그 개체의 특징이 "외부적으로 쉽게 관찰 가능하게" 드러난 세계이다.
어떤 사람은 물고기 같이 살고,
어떤 사람은 개 같이 걷는다.

인간의 좌측은 혈 이고, 우측은 기 이다.
인간이 걸어가는 동작은 기 와 혈 이 서로 좌우의 균형을 맞추어야 정상적으로 걸어 갈 수 있다.
걷는 동작은 실로 인간 활동의 근본이며, 걷는 운동은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운동이다.

이 단계에서는 기 혈 의 불균형을 다스리는 약을 쓴다.  
 

有形有象 하다. 관찰도 가능하며, 상 도 있다.
 






肝七三三 과 淸濁論 공부일기工夫日記


옛날 일침 부원장 하던 시절에 가장 인상 깊던 일종의 '화두'를 꼽자면 
단연 肝七三三 을 1순위로 들 것이다. 


간칠삼삼 이란,
대부분의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 그 병이 어떤 제각각 다양한 병이든 간에
그 치료법이 간(정격/승격) 류가 70% 이고 , 삼초(정격/한격) 류가 30% 라는 이야기인데,
사암도인침구요결 에 나오는 사암침 응용법 ( 12정경의 각혈을 자유자재로 쓰는 ) 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이기도 하고 
당시 일침에서는 실제로 대부분의 환자에게 간/삼초 만 쓰는 경우가 90% 이상이었으나, 
그 효과도 나름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 특히 슬통에서는 내가 보아 온 그 어떤 치료법보다 최고의 효과를 보여주었었다. )



최근 공부를 하다보니 , 이 간칠삼삼은 곧 청탁론 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몸은 흉부 / 복부 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때 흉부는 항상 맑아야 하고 흉부에 濁氣 가 올라오면 곧 병이며,
복부는 항상 濁 해야 하고 복부에 淸氣 가 들어오면 병이 된다.

이렇게 청탁의 구분이 명확해야만 그 몸의 기능이 정상인 것이다.


이제 간침 이란.... 곧 복부의 탁기를 더 탁 하게 만드는 침이다.
그리고 삼초침 이란.... 곧 흉부의 청기를 더 청 하게 만드는 침이다.


항상 모든 병을 치료 할 때 근본은 가슴 답답한 것 부터 치료하는 것이며,
특히 여성은 더욱 가슴부터 풀어야 한다 라고 하였다.

환자가 가슴이 답답하다고 한다면 무조건 그것부터 치료해야 하며, 특히 氣實 한 여성에게 많기 때문에,
여성이 슬통이든 요통이던 두통이던 그 어떤 병으로 왔더라고 하더라도, 가슴이 답답하다 고 하면 일단 삼초침을 써서 풀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내원 환자를 보면 삼초정격류가 30% 가 된다는 뜻이다.
내원 환자의 30% 는 가슴답답한 증상 ( 곧 흉부에 탁기가 들어온 증상 ) 을 가지고 온다는 뜻이다.  
흉번, 흉민은 무조건 먼저 풀어야 하는 것이다. 가슴이 답답하게 막히면 죽기 때문에.
그리고 가슴이 답답하게 막힌 상황에서는 백약, 백치료가 무효 이기 때문이다.


반면 간정격류는  , 마땅히 탁 해야 할 복부가 탁 하지 못한 경우, 탁기가 복부에 잘 모이게 하는 침이다.
곧 삼초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 곧 70% 에 적용 할 수 있다. 

특히 남성은 여성처럼 기실 하지 않기에 가슴답답함-삼초 쪽 유병률이 낮다. 
남성의 병에는 일반적으로 간정격류를 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사암침의 특정 장부 조절에서 한 단계 더 귀납적으로 들어간 개념이다.

오장육부 그러니까 음양기혈로 나누어진 영역에서, 청탁 곧 燥濕 이라는 단 둘로 귀납되는 개념이다. 
인간의 병이란 가슴의 청기 와 배의 탁기가 제대로 나누어지지 않은데서 생긴다는 뜻이다.


또한 여기서, 신정격 류 같은 청/탁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침법의 정확한 쓰임새도 유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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