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맥(弦脈) 이란 양기(陽氣) 가 가득 찬 맥 : 소양인의 대표적인 맥. 기타줄 처럼 팽팽하다.
긴맥(緊脈) 이란 음기(陰氣) 가 가득 찬 맥 : 상한 태양병(傷寒 太陽病)의 맥. 크고 넓다.
2.
1) 대황(大黃) 을 쓰는 맥상 : 우관맥(右關脈)이 실(實).
우관맥(오른손 중간맥)이 실 하다는 것은 위장관(胃腸管)에 음식물과 대변과 혈액이 충분히 들어찼다 ( 음적(陰的) 요소가 충분히 들어있다) 는 뜻 ,
곧 많이 먹고 많이 싸는(..) 태음인.
실 하다는 것은 곧 긴맥(緊脈) 과 유사하다. 넓고 굵다.
대황은 절대로 우관맥이 허약한 사람에게 써서는 안된다.
우관맥에 조금이라도 힘이 있는-위장관 속에 들어 있는 게 있는- 사람에게 쓴다.
2) 부자(附子) 를 쓰는 맥상 : 우척맥(右尺脈)이 허(虛)
우척맥(오른손 아랫맥)이 허 하다는 것은 신양(腎陽)이 허약하다는 뜻. 신(腎)에 양적(陽的)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뜻. 곧 소음인
부자는 절대로 우척맥이 허 한 사람에게, 가늘고 끊어질듯한 사람에게 써야 한다.
맥이 가늘고 끊어질 듯 하다고 했으니 위장에 든 게 적은 사람, 적게 먹고 적게 싸는 (..) 소음인이다.
부자를 우척맥에 힘이 있거나 삭(數)한 사람에게 쓰면 사이드가 난다.
- 이상 박찬국 교수님의 방제학 강의록 중에서
3. 결론
1)
감기 환자가 발열이 나더라도
그 맥(脈)이 긴(緊) 하면 (크고 넓다면) 해열제를 쓰면 안된다.
음기(陰氣), 곧 차가운 병(病)이 들어온 것이니,
민간요법에서 보면 흰 파의 뿌리, 생강 등을 쓰는 게 있는데 이처럼 도리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을 써야 한다.
감기 환자가 발열이 날 때 그 맥(脈)이 현(弦) 하다면 (기타줄 같이 팽팽하다면) 해열제를 써도 된다.
현대의학은 열이 나면 증상을 따라 거의 무조건 해열제를 투여하는 데
한의학의 치료법은 이렇게 틀리다.
2)
사상 체질 구별엔 얼굴빛, 머리카락, 피부, 눈빛, 목소리, 몸의 모양 등 모든 것을 다 쓸 수 있으나,
이처럼 맥상(脈象)으로서 잡을 수도 있다.
현맥(弦脈, 기타줄 같은 팽팽한 맥) 이 주로 나타나면 양기(陽氣)가 많다는 뜻으로 소양인이다.
우관맥(右關脈)이 실(實, 넓고 굵은 맥) 하고, 좌관맥(左關脈)도 실(實) 하다면 , 몸에 음기(陰氣)가 충만하면서 동시에 간(肝)에 혈(血)도 충만하다는 뜻이니 태음인이다.
우척맥(右尺脈)이 가늘고 허약 하면 양기(陽氣)가 부족하므로 소음인이다.
3)
사상의학은 기존 한의학 일부 처방에 대황과 부자를 동시에 투여하는 처방이 있는 것을 비판 했다.
임상적으로 볼 때
허약한 맥 (부자를 쓰는 맥증)과 튼튼한 맥 (대황을 쓰는 맥증) 같은 '그 모양이 서로 상반되는 맥증'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 우척맥 과 우관맥은 약 0.5cm 떨어져 있을 뿐이다. 둘이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
따라서 사상의학의 주장이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맥을 무시하고 증상만 보고 대황 부자를 혼용하면 당장 그 때는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으나
( 둘 다 아주 강력한 항 염증 약이다. 대황은 대변을 바로 좍좍 내리고, 부자는 은근히 끓어오르는 염증을 그자리에서 말려서 없애준다 ),
소음인이라면 안 그래도 원래 체질상 양기(陽氣)가 부족한데
차가운 대황이 양기를 더욱 꺼트려 버려서 결과적으로 원기(元氣)를 크게 상하게 된다.
이제마 선생님의 사상의학은 바로 이 점을 들어
변비에 염증이 같히 있다는 '증상'만 보고 대황 부자를 혼용하던 기존의 <동의보감> 일부 처방들을 비판 했던 것이다.
( 따라서 4백년 간 한의학계가 비판도 검증도 없이 동의보감만 쳐다보고 있다는 비판은 쵸큼 말이 안된다. )
4.
똑같은 변비 환자도 이처럼 체질-맥-에 따라 치료가 틀리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밑 손목에 튀어나온 뼈 (사진의 붉은 원 안 부위)
그 위에 뛰는 맥을 왼손 중지로 가볍게 짚어서
끊어질 듯 가늘고 허약하면 절대로 대황을 쓰면 안되는 것이고
뭔가 넓고 크고 힘 있으면 이때는 반드시 대황을 써야 하는 것이다.
( 아 이거 우리집 영업 기밀인데..... 근데 사실 <동의보감> 보면 다 있는 내용 )
누구든 자기 손으로 바로 짚어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오른쪽 손의 맥은 곧 위장관(胃腸管, 유식하게 영어로 표현하자면 gastrointestinal tract ) 의 상태를 나타내 주는 것이다.
( 왼손은 심혈관계 )
오른쪽 손의 맥이 끊어질 듯 가늘고 허약한 사람은 변비 환자라도 위장에 나쁜 혈액이 없고 씻어낼 게 없는 사람이다. 위장관을 강력하게 청소하는 대황을 절대로 써서는 안된다.
오른쪽 손의 맥이 넓고 크고 힘 있는 사람은 위장에 든 게 많은 사람이므로 위장에 나쁜 혈액을 씻어내 주기 위해 대황을 꼭 써야 한다.
5.
간단하게 요약 해 보면.
증상적으로 볼 때
대황은 변비에 쓰고, 부자는 몸에 습(濕)이 가득 차서 무겁고 붓고 염증이 있을 때 쓰나,
전통 한의학은 결코 '증상'만 보고 약을 쓰지 않았다.
맥상으로 볼 때
맥이 허약한 사람에겐 차가운 대황이 맞지 않고,
맥이 튼튼한 사람에겐 뜨거운 부자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두 사람의 환자의 증상이 똑같이 '변비와 염증' 이라 할지라도,
맥이 허약한 사람/튼튼한 사람을 다르게 치료했던 것이다.
변비+염증 처방 ( 부자 2돈 대황 2돈 이 들어가는 ) 을 쓸 때
환자의 맥을 보고
"이 사람의 맥은 중간 정도로 실(實) 하니, 부자를 반 돈 적게 넣고 대황을 한 돈 더 넣어라"
"이 사람의 맥은 약간 허약 하니 부자를 한 돈 더 넣고 대황은 한 돈을 줄여라 "
이렇게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기준으로 세심하게 조절 했던게 바로 ( 요즘 '비과학'이자 '검증안된학문'이자 '미신'이자 '무당'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의학'이라는 욕을 많이 얻어 먹어 가만 있어도 배가 부른... )
우리 조상들이 남긴 문제아 '한의학' 이다.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검증/연구 한다고
사람사람의 생김새와 체질을 무시하고 100명 ( 그 중에 태음인이 몇 명, 소음인이 몇 명 , 소양인이 몇 명인지도 모르고 ) 을 모아 놓고 , -맥도 한 번 안 짚어보고- 변비라고 해서 대황을 투여해 봐야
그 때 그 때 모인 사람들의 체질에 따라 통계학적으로 다른 결과만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한의학책에, 동의보감에, '대황을 변비에 쓰면 효과가 있다' 라고 씌여 있는 것은,
한의학적 패러다임에 맞을 때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이지 그냥 아무한테나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의학을 '과학화' 시킬려면 한약재를 그냥 똑같히 투여해서 측정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한의학적 병증 체계의 기초 이론이 충실하게 뒷받힘 되는 상황에서 연구를 해야 바람직할 것이다.
만약 한의학적 맥진 체계를 무시하고 그냥 '한방책에 나오는 약재' 라는 이유로 현대의학적 패러다임으로 대황, 부자를 연구한다면,
그건 '생약연구'지 어떻게 '한의학연구' 라고 하겠는가.




덧글
소하 2009/08/04 21:55 # 답글
맥을 잡아서 느끼라는 건데, 저도 예전에 제 맥을 잡아봤지만 영 모르겠더군요. 가늘다. 길다. 촉박하다. <- 이것들의 기준을 어디로 잡아야 되는 것인지 모르겠기에... 한 번 잡아보고 미련없이(?) 포기해 버렸습니다.
에로거북이 2009/08/04 22:03 #
'촉박하다(促脈)' 는 말씀드린 적 없습니다. ^^;그정도 까지 잡을 수 있는 건 정말 맥진 '전문가'의 영역이죠.
'가늘고 힘 없다' 와 '굵고 넓고 힘 있다' 이건 정말 문자 그대로 입니다.
임상을 하면서 살펴보면 어떤 사람들은 아주 확실하게 구분이 가죠.
어떤 사람들은 중간 정도 어중간 한 사람들도 있는데, 그땐 당연히 둘을 섞어 쓰면 됩니다. 간단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이제마 선생님의 비판은, 소음인이 확실하고 맥이 허약한 게 확실한데 대황 들어간 약을 쓴 것에 대한 비판입니다.
에로거북이 2009/08/04 22:14 #
그리고 맥진의 부위는 일단계로 위의 사진의 바로 저 곳, 저 곳만 일단 파시면(..) 됩니다.저기가 바로 위장관을 나타내는 우관맥 입니다.
체(滯)하면 저기 맥상(脈象)이 동그랗게 부풀어 오르죠.
소하 2009/08/04 22:20 #
아! 촉박하다는 것은 의서(무엇인지 기억나진 않고요.)에서 본 내용입니다. 초 단위였던가? 그래프가 있어서 한번 해봤는데 영 모르겠더군요. 많은 경험을 하지 않고는 모르겠더군요.
에로거북이 2009/08/04 22:26 #
아마 王淑和의 <脈經> 이 아닐런지.. 28脈 이 제시된 책이죠.그렇게 깊은 단계까지 분석 가능 하려면 (..)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저도 솔직히 못합니다. OTL
그리고 그렇게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하면 '옵션'으로 좋겠지만 , '기본'이나마 확실히 하는 것도 임상에서는 매우 중요하지요. ^^; (변명을 댄다)
카루 2009/08/05 14:50 # 답글
저는 부침지삭에 굵고 가는것 만 겨우 구별하는 정도라... 항상 느끼지만 갈길이 멀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