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열이 많으면 인삼을 먹으면 안되는가? 인삼이 몸에 들어가서 구체적으로 어떤 효능을 내는가?
일반인들이 가지기 쉬운 인삼에 대한 궁금증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1. 인삼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기!

인삼이란 오가피 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목인데 이런 학술적인 이야기는 접어두자. 그냥 "사람 모양으로 생겼다"는 게 중요하다. 사람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에 사람에게 기를 보충해 주는 중요한 약으로 쓰이게 된다.

그렇다면 기 란 무엇인가.
우리는 종종 '기가 다 빠졌다.' 라고 하거나 '기운이 넘친다.' 등의 표현을 쓴다. '기운 내라.' '기를 살려라.' '기가 죽었다.' 이때 기 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기 에 대한 설명은 학술 서적에서부터 기 수련 단체의 교리까지 수십 수백 가지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양에 기란 단어가 생긴 이후로 본다면 수 천 가지 수 만 가지가 될 것이다. 지지리도 공부라곤 안 했었지만, 그나마 내가 본 몇 가지 정의 중 가장 간단하고 명료하고 이해가 쉬웠던 정의는 모교 박찬국 교수님의 '기'에 대한 설명이었다.
은사님 가라사대, “기 = 돈” 이었다.


우리 인간의 몸은 '회사 혹은 공장' 이라고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다. 회사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원자재를 가공해서 상품을 만들어 돈을 버는 곳이다. 돈을 벌어서 회사에 딸린 식구들에게 월급을 주고 다시 원자재를 사 오고 ... 이런 활동을 한다. 회사가 돈을 못 벌게 되면 경영난에 시달리게 되고, 돈이 아주 끊어지게 되면 부도가 나서 모든 기능이 정지 되고 만다.

한의학의 인체관은 회사의 활동과 매우 유사하다. 여기서 중시해야 할 점은, 우리는 보통 '인간은 밥을 먹고 산다' 고 하는데 사실은 밥을 먹는 게 아니라 '밥 속에서 기를 벌어 먹고 산다' 는 것이다.

음식이 위 속에 들어가서 비장-> 심장-> 소장-> 방광-> 신장 이렇게 해서 순환 하면서 변화 하는 게 마치 공장에서 원자재를 가공해서 상품을 만드는 것과 같다. 이런 단계를 거쳐야만 곧 인간이 쓸 수 있는 기 가 되는 것이다.
사람이 음식을 며칠 먹지 않으면 음식으로부터 벌어들인 기가 고갈되고 기가 다 고갈 되면 죽는다. 병이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 병이 가벼우면 음식에서 기를 벌 수 있는 능력이 조금 감퇴 되는 것이고 기운이 조금 빠지는 것이다. 병이 무거우면 기를 벌 능력이 아예 없어지게 되고 그렇게 해서 기가 고갈되면 죽고 마는 것이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링거 수액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생명력이 떨어져 음식에서 몸에 쓸 기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이미 쉽게 가공된 영양(포도당)을 줘서 거기서 기를 쉽게 벌어 써서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인삼의 효능은 말하자면 링거액과 유사 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링거 수액은 포도당 이라는 음식물의 형태로 제공되어 거기서 인체가 다시 한번 기를 뽑아 써야 하지만, 인삼은 그 자체가 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링거 (플루이드) 보다 더 위급한 환자에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인삼 100% 만 달여 먹여서 생명을 구하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사실 인삼 속에는 포도당 과당 등 직접적인 칼로리가 될 성분은 거의 없다. 인삼은 물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로 가득 차 있다. "기 = 돈" 이라고 했듯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는 돈 자체로는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으나, 돈이 없다면 물건을 살 수도 없고 직원들 월급을 줘서 회사를 운영할 수도 없다. 인체도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기를 벌어야 인간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2. 인삼이 몸에 들어가면 어떻게 작용하는가. 인삼을 사용한 치료
인삼을 먹으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 어떤 병에 유효한 가.
"인삼 = 기 = 돈" 으로 모든 것을 이해 할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해서, 돈이 떨어진 회사에는 돈을 보태 줘야 한다. 직원들 월급도 못 주고 원자재를 사올 수도 없고 기계를 돌릴 힘도 없는 회사에 긴급구호자금을 투여하는 것과 같다.

인삼을 공적자금 처럼 사용한 대표적인 처방으로 이진탕을 들 수 있다.

이진탕은 차가운 담이 많은 사람들 (얼굴이 어둡고 윤택이 없고 혀에 하얀 태가 두껍게 끼이고 허약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 에게 담을 없애주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여기에 인삼이 가미 되면 이진탕의 효과를 더 높혀 준다. 곧 차가운 담을 더 효과적으로 잘 없애준다.
병이란 일종의 기업 부도 상태와 같고, 반하 등 약재는 부도 상태에서 구조 조정을 하는 것과 같다. 구조 조정을 하는데 실탄과 자금을 충분히 준 것과, 돈 한 푼 없이 하는 것은 효과 면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곧 이진탕에 쓰인 인삼은 약의 효과를 증가시키는 목적이다.

심장이 과다하게 과열되어서 기능이 실조 되었을 때 감초가 심장을 누그러뜨린다.
이 때도 인삼이 조금 들어가야 더욱 효과적으로 심장을 안정시킨다.
그런데 !!! 벋뜨 !!!
인삼의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좀 더 중요하고 어려운 측면이 있다.

요새 미국 GM 이 위태롭다고 난리인데, 만약 GM 에 구조조정 자금으로 10억불을 지원했다고 치자. 그것 가지고는 그 거대한 공룡 기업에 직원들 해고 퇴직금이나 겨우 줄 수 있을 것이다. 100억불 정도 지원한다면 직원 퇴직금 주고 부서 재조정 까지 가능할 것이다. 1000 억불 정도 준다면 아예 새로 공장을 세우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공격적 마케팅까지 가능할 것이다.

GM 은 살아날 것인가. 대략 미국의 골칫덩어리
인삼이 이와 비슷하다. 1돈 (4g 정도) 쓰는 것 가지고는 반하 등 약재의 효력을 높여 주는 것 밖에 안된다. 그러나 3-5돈(10-20g 정도) 정도 쓴다면? 단순히 에너지를 보태주는 게 아니라 몸 자체가 '변화' -새로운 작용/기능이 가능- 하게 된다.
한의학에서 인간의 기는 신장(腎臟)과 방광(膀胱)에서 기원 한다고 말한다.
방광의 기는 끌어 올라오는 기이며, 음식물의 기는 거꾸로 신장으로 들어가 저장되는 기이다.

인삼은 그 용량에 따라 방광의 올라가는 기운을 키워 주기도 하고 비장의 음식이 내려가는 기운을 키워 주기도 한다. 인삼을 적게 쓰면 방광의 기를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고, 많이 쓰면 음식물의 기를 갖다가 신장으로 내려 보내주는 작용을 한다. 이것이 인간 스스로의 기의 작용과 같다.

무로지기 란 '증기' 와 비슷한 용어이다. 마치 주전자의 끓는 물이 뚜껑을 달그닥 거리는 것이나 증기기관차를 움직이게 하는 것과 같다.
곧 인삼을 소량 쓰면 주전자 뚜껑을 달그닥 거리는 정도의 움직임 밖에 생기지 않으나, 대량 쓰면 무거운 기차를 움직여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소양인 임산부에게 인삼을 1 돈(4g) 쓰면 젖이 마르고, 1 냥( g) 쓰면 젖이 콸콸 넘쳐 난다고 한다. 1돈 쓰면 비위의 기를 보 하는데 비위는 오행에서 토 이고 토극수 하므로 일시적으로 젖(수)이 마른다. 젖이 올라가 버린다고 이해해도 좋다. 반면 1냥을 쓰면 음식물의 기가 하강을 하게 되어 영양이 튼튼해지고 젖(수)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3. 열이 많은 사람은 인삼을 먹으면 안 되는가요? : 인삼은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상식적으로 '열이 많으면 인삼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혹은 동네 한의원에서 소양인이라는 말을 듣고 '나는 소양인 체질이므로 인삼이 맞지 않다' 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 만약 명백한 소양인 체질이라면 인삼이 부적절한 복용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인삼이란 본질적으로 무엇을 하는 녀석이냐 하면, "인삼 = 기" 인 것이다. 아무리 소양인 체질이고 몸에 열이 아주 끓는다고 하더라도, 기허 곧 기가 떨어진 (돈이 떨어진) 증상이 보인다면 소량의 인삼이 가미 되어야 인체가 제 기능을 빨리 찾을 수 있다. 인삼을 써야만 열이 빨리 내리는 경우도 있다.

부실이 극심하여 자금을 투입하면 투입하는 대로 낭비되어 버리는
부실기업이라 할지라도, 당장 급한 자금은 있어야 한다. 없으면 부도 난다.
생감초 처럼 심장의 열을 식히는 약재에도 소량의 인삼이 가미되었을 때 열을 식히는 효과가 더 좋다.
병을 치료하는 것은 부실기업을 구조 조정 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구조 조정이란 자본금을 부실로 날려버리고 돈(기)을 벌어들일 능력을 상실한 기업이 다시 스스로 돈(기)를 벌어들일 능력을 갖추게 만드는 것이다. 뼈를 깎는 구조 조정 없이 무턱대고 자금만 투입한다면 당장은 경영이 활성화 되고 정상화 되는 것 같이 느껴질 수 있어도 부실이 더 심화되어 훗날 나타날 수도 있다. 갑작스런 부도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인삼 역시 의사가 환자의 몸 상태를 섬세하게 살펴 보고 증상에 맞춰 세심하게 써야 한다. 만약 허약하면서 동시에 다른 병이 많은 환자라면 기가 허 하다고 해서 인삼을 잔뜩 쓰는 게 아니라, 무조건 병부터 먼저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홍삼 관련 건강 식품의 시장 규모가 1 년에 몇 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선전 문구를 보고 '건강식품'으로 홍삼 관련 제품을 사 먹고 있다.

홍삼은 인삼을 찐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열을 갖고 있다. 인삼은 그나마 생(날것) 하기 때문에 열이 많지 않고 어떨 땐 오히려 열을 식히는 기능도 있으나 홍삼은 열이 많다. 열이 많기 때문에 홍삼을 먹으면 당장 인삼보다 수월하게 기운이 난다. 그러나 병의 근본을 해결하지 않는 것은 눈 앞의 괴로움 -허탈- 만 피하고자 덮어 놓고 마약을 쓰는 것과 유사하다.
항상 병의 본질 -무엇 때문에 인체가 자기 스스로 기를 벌어들이지 못하는가- 를 먼저 생각하고 그것부터 치료해야 한다.

만병통치약은 거짓말이다. 세상에 그런 건 있을 수 없다.
몸이 약하고 어디가 아프다고 해서 무턱대고 건강식품을 먹을 게 아니라
본질을 찾아 보자. 다스리자.
인삼이든 홍삼이든 어떤 약이든 약이라면 병을 아는 전문가의 지도 하에 복용하는 게 맞다.
아 뭔가 너무 상투적인 마무리인거 같다.
이만 마친다.




덧글
충용무쌍 2009/06/05 08:26 # 삭제 답글
얼마만에 리플을 다는건지 모르겠습니다!여전히 잘 살고 계신지...
蔘이라면 고저 환장....(-_-;;)하는 저에게 몹시 유익한 읽을거리였습니다.
중간까지는 거의 '진리의 인삼' 으로 흘러가는 듯 했는데 마무리는 역시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로군요 ㅎㅎ.
소량의 삼은 몸을 복돋아 주는 역활을 하지만 다량의 삼을 장복하면 몸의 '펀드멘탈' 을 바꿔준다 그런말로 이해했습니다. 정관장 홍삼액을 먹는 저는 '고농축 홍삼은 번개탄과 같으니 조심해야한다' 는 마지막 문단을 가슴에 새겨야 겠군요.
아 근데 해삼(海蔘)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욘석도 삼은 삼인데 한의학에선 요녀석을 어떻게 대접하고 있나요?
하하 ....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 선 하나 안주고 널널하게 일 시키면서 텅 빈 책상 하나뿐이니 할 게 공부밖에 없습니다.
공보의 1년 할 땐 인터넷 보면서 겜만 하구 살았는데
학교 다닐 때 이랬음 지금쯤 명의 되었을 듯 하네요. ㅎㅎㅎ;;;;
인삼은 인삼 하나만 달여 먹어도 결과적으로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그렇게 되는 몇 개 안되는 약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영약(靈藥) 이죠.
돈이 많아지니 기업이 커지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근육 키우는 데 상당히 괜찮은 식품(?) 이죠.
해삼은... 흠 (..)
삼 종류는 일단 같은 오가피 과로 오가피가 그나마 유사한 식품이고,
인간 모양 닮은 오래 묵은 도라지가 그나마 유사하구요. ( 도라지 하니 갑자기 일전에 레진님 포스팅이 떠오르는 ... )
인삼 효과를 내려면 인간 모양을 닮아야 됩니다.
인삼과 비슷한 것으로 사삼 현삼 같은 게 있습니다만,
해삼..(..) 은 뭣에 쓰는 것인고?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해삼 비슷한 해산물이 짠 맛이 있어서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쓰는 걸 읽은 적은 있습니다만,
이름에는 삼 이 들어가도 인삼 비슷한 효과는 없을 듯 합니다.
찾아보고 포스팅 한번 올려드리죠.
그럼 건필하시길.. AV 비사 6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충용무쌍 2009/06/06 10:24 # 삭제
아,, 제가 해삼에 대해서 관심을 표한 이유는이녀석이 이름 그대로 바다의 인삼(海蔘)이라 불리며 동아시아 3국(한중일)에서 영물대접 받는 놈인지라.. 약중에 평소에 먹는게 음식이고 음식중에 특별히 먹는게 약이라지 않습니까? 해삼의 약리적 효과에 대해서 한의학에서도 필시 언급을 했을거라 생각해서 말입니다.
영양학 적으로 봤을때 양의들이 인삼의 자양강장 효과의 원천으로 지목하는 "사포닌" 이 해삼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임상적으로 '해삼을 먹으면 인삼을 먹은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는 사실을 체험한 동아시아 3국에서 해삼에게 '바다의 인삼' 이라는 영험한 이름을 붙여줬다..이게 제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걸 알게 된 뒤로 중국집에 가면 삼선 - 해삼, 전복, 새우- 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요리에 집착적으로 반응하게 되었습니다.
-AV사는 딴지측에 송고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노무현 대통령 상중에 딴지가 임시 특보 체제라 그런 불경한 이야기는 업데이트를 참고 있는거랍니다...
에로거북이 2009/06/06 10:37 #
넹.육식도 삼가고 색(色)도 경계해야 할 기간이죠. 동감합니다.
한의학 본초 중에 바다에서 나오는 녀석이 몇 개 안됩니다.
덕분에 대부분의 처방이 육지에서 나오는 것 중심으로 발전했지요.
해삼도 개발해서 쓰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잘 안쓰이는게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