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 한의학에서는 인간을 모르고는 약을 쓸 수 없지 않습니까? 인간이란 것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습니까?
선생 : 만물 중에 가장 영귀(靈貴) 한 존재가 인간이다.
학생 : 영귀 하다는 말이 무슨 뜻 입니까?
선생 : 인간이 영귀(靈貴)하다는 이야기는 피상적인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첫째, 식물은 서 있기만 하고 걸어가지 못하는데 사람은 존립(存立-서 있는 것)해 있고 걸어다닌다. 식물은 먹지 못하는 반면에 동물은 먹기는 하는데 네 발로 걷고, 사람은 스스로 먹기도 하고 네발로는 기지 않는다.
이것은 다르게 말하면 사람은 동물도 아니고 식물도 아니며 식물인 동시에 동물 이기에 영귀하다. 이것이 승리(乘離: 모순된 두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두 요소가 균형을 이루는 것 - 편집자주 ) 이다.
둘째, 만물은 다 먹이사슬이 정해져 있다. 쌀에 쌀벌레가 있듯이 소나무에 송충이가 있듯이 학이 논고동을 먹듯이 다 먹이사슬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사람만은 오곡(五穀 )오채(五菜) 오과(五果) 오축(五畜) 등 (만물을) 다 먹게 만들어 놨다. 그래서 영귀하다.
셋째, 천지가 개벽되어서 자연이 만들어졌고 또 자연이 인간을 잉태시키고 인간을 낳고, 인간이 풍속(風俗)을 낳았고 가장 자연을 본따서 만든 것 이기에 영귀하다.
넷째로 인간은 신(神)과 같은 창조능력 이 있다.
신에게만 창조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에게도 있다.
(중략)
학생 : 만물의 장(長) 이란 만물을 다스린다는 뜻입니까?
선생 : 그런 뜻이 아니다. 만물의 장 이라는 것은 만물은 각자마다 (고유의) 생존본능(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서 쥐는 야행성 돌물이다. 낮에는 쉬고 밤에는 활동한다. 그러나 인간은 밤에도 활동하고 낮에도 활동한다.
( 쥐 말 개 소 닭 양 등 12지신을 이루는 모든 동물의 특징을 두루 가지고 있다 -편집자주 )
그러기에 인간이 만물의 장 이라는 것은 ( 인간은 만물이 가진) 모순(矛盾: 특징)들 의 집체(集體) 라는 말이다.
- <지산선생임상강의록 제5권 > 권두(券頭) 중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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